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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6-01-05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 홍대 줄서기 도와주실 분을 찾고 있어요.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갈 때요. "지난해 12월 26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이런 글이 올랐다. 3만원 비용을 제시한 이 구인 게시물에는 지원자 30명이 몰렸다.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홍대 한복판은 영하 8도의 한파에도 술집·식당·게임장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 행렬 속에는 줄서기 대행 일을 5년 넘게 전문적으로 해온 박모(43)씨도 있었다. 그는 “최근 고급 호텔 식당, 술집 등 식당 줄서기 의뢰가 부쩍 늘었다”며 “월평균 400만~500만원을 벌고, 코로나19 당시엔 일이 가장 많아 800만원까지 소득을 올린 사람도 있어 줄서기를 아예 본업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홍대뿐 아니라 경남 창원시 당근에도 “1월 1일 (창원시) 상남동 술집 줄 서기 5만원에 구해요”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각지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용은 “2007년생인데 12시가 되자마자 입장 하고 싶다” “이성과의 시간을 낭비 하고 싶지 않아서 대신 줄 설 사람을 구한다” 등 다양했다. 이처럼 과거 명품 브랜드 한정판 구매 등에 국한됐던 ‘줄서기 대행 알바’가 최근 식당·술집·베이커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등장해 코로나19 전후로 수요가 더 늘어나며 전문적인 대행 아르바이트 형태로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이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디저트 ‘두바이쫀득쿠키’를 판매하는 몇몇 카페에 손님이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이런 가게들에 대신 줄을 설 사람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일반적인 줄서기 대행 수당은 최저시급(1만320원) 수준이지만, 날짜나 상황에 따라 웃돈이 붙기도 한다. 줄서기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대행업체 점주 A씨는 “야외 웨이팅은 시급이 더 비싸고, 연말·연초 같은 성수기에는 50%가량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건값에다 추가로 줄을 서는 행위 자체에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마다치 않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엔 플랫폼 발달과 현대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소비를 위해 발품을 팔고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의 소비자는 시간과 노력을 구체적인 거래비용으로 인식하고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플랫폼 발달로 사소한 서비스도 공급자와 수요자 간 매칭이 쉽다”며 “세분된 수요인 술집 줄서기 같은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런 줄서기 대행 서비스에 대한 논란도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대신 줄을 서는 행위 자체는 현행법상 문제없지만, 한정된 재화를 두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에 도덕적 비판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천정민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조직적인 대행업 행태에 규제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명시적으로 줄서기 대행을 금지하는 점포들도 있는데, 만약 점포의 퇴거 요구에 불응한다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찬우·이아미 기자 han.chanwoo@joongang.co.kr [기사전문보기]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바로가기)
중앙일보
2026-01-05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 홍대 줄서기 도와주실 분을 찾고 있어요.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갈 때요. "지난해 12월 26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이런 글이 올랐다. 3만원 비용을 제시한 이 구인 게시물에는 지원자 30명이 몰렸다.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홍대 한복판은 영하 8도의 한파에도 술집·식당·게임장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 행렬 속에는 줄서기 대행 일을 5년 넘게 전문적으로 해온 박모(43)씨도 있었다. 그는 “최근 고급 호텔 식당, 술집 등 식당 줄서기 의뢰가 부쩍 늘었다”며 “월평균 400만~500만원을 벌고, 코로나19 당시엔 일이 가장 많아 800만원까지 소득을 올린 사람도 있어 줄서기를 아예 본업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홍대뿐 아니라 경남 창원시 당근에도 “1월 1일 (창원시) 상남동 술집 줄 서기 5만원에 구해요”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각지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용은 “2007년생인데 12시가 되자마자 입장 하고 싶다” “이성과의 시간을 낭비 하고 싶지 않아서 대신 줄 설 사람을 구한다” 등 다양했다. 이처럼 과거 명품 브랜드 한정판 구매 등에 국한됐던 ‘줄서기 대행 알바’가 최근 식당·술집·베이커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등장해 코로나19 전후로 수요가 더 늘어나며 전문적인 대행 아르바이트 형태로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이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디저트 ‘두바이쫀득쿠키’를 판매하는 몇몇 카페에 손님이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이런 가게들에 대신 줄을 설 사람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일반적인 줄서기 대행 수당은 최저시급(1만320원) 수준이지만, 날짜나 상황에 따라 웃돈이 붙기도 한다. 줄서기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대행업체 점주 A씨는 “야외 웨이팅은 시급이 더 비싸고, 연말·연초 같은 성수기에는 50%가량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건값에다 추가로 줄을 서는 행위 자체에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마다치 않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엔 플랫폼 발달과 현대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소비를 위해 발품을 팔고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의 소비자는 시간과 노력을 구체적인 거래비용으로 인식하고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플랫폼 발달로 사소한 서비스도 공급자와 수요자 간 매칭이 쉽다”며 “세분된 수요인 술집 줄서기 같은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런 줄서기 대행 서비스에 대한 논란도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대신 줄을 서는 행위 자체는 현행법상 문제없지만, 한정된 재화를 두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에 도덕적 비판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천정민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조직적인 대행업 행태에 규제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명시적으로 줄서기 대행을 금지하는 점포들도 있는데, 만약 점포의 퇴거 요구에 불응한다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찬우·이아미 기자 han.chanwoo@joongang.co.kr [기사전문보기]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바로가기)
한국경제
2026-01-05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쿠팡 사태, 개인정보법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아시장지배적 지위 고려시 공정거래법적 평가 가능대형 플랫폼엔 영향력 상응하는 책임 요구돼야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 정보 보호 실패를 넘어 공정거래법적 관점에서 다시금 점검할 만한 중요한 쟁점을 던지고 있다. 지금껏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주로 개인정보보호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의 영역에서 논의돼 왔으나 유출 당사자인 플랫폼 기업이 시장지배적 지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쟁상 우위를 보유한 경우 그 법적 평가는 공정거래법(또는 경쟁법)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정보 유출, 플랫폼 비즈니스 전체 질서 왜곡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소비자는 개인 정보 제공을 대가로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얻고, 플랫폼은 이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한다. 문제는 이런 구조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그 피해가 개별 소비자의 권리 침해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경쟁 질서를 왜곡할 가능성까지 내포한다는 점이다.특히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은 사실상 거래 상대방에게 선택의 여지가 제한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사고는 경쟁 사업자에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겐 '울며 겨자먹기식' 거래를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공정거래법은 전통적으로 가격, 거래 조건, 배타적 거래 등 외형적 경쟁 제한 행위를 규율해 왔다. 그러나 최근 경쟁법의 흐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플랫폼 신뢰 훼손과 같은 비가격 요소를 중요한 경쟁 변수로 인식하는 추세다. 개인정보 보호 수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사후 책임 회피 역시 소비자 선택 왜곡 이번 쿠팡 사태를 공정거래법적 관점에서 보면,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첫째, 시장지배적 지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쟁상 우위의 존재 여부다. 일반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할 땐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해당 시장에서의 거래 의존도, 대체 가능성, 진입 장벽의 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과 이용 빈도, 특히 일상 소비재 영역에서의 반복적 이용 구조는 이런 판단 요소와 무관하지 않다.둘째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다. 멤버십 구조, 빠른 배송 인프라, 적립금과 구독 혜택 등은 소비자의 전환 비용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표면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는 장치처럼 보이지만, 그 혜택의 결과로 소비자가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나 거래 조건에 불만이 있더라도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경쟁 제한적 효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셋째, 데이터 결합과 축적의 문제다. 대형 플랫폼은 구매 이력, 검색 기록, 결제 정보, 배송 정보 등 다층적인 데이터를 결합·분석해 경쟁 우위를 계속해서 강화한다. 이 같은 데이터 결합 구조하에서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면 데이터 기반 경쟁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데이터 결합을 통해 경쟁 우위를 누리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사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 구제를 지연하는 행위 역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獨, 데이터 무단 활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규정 이런 문제의식은 우리나라에서만 논의되고 있는 게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경쟁 당국은 이미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를 경쟁법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대형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방식이 소비자 선택과 경쟁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문제 삼아 왔다. 특히 플랫폼이 사실상 필수적 거래 상대방으로 기능하는 경우 개인정보 처리 조건이 불공정한 거래 조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인 정보 보호가 규제 준수 문제를 넘어 경쟁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인식에 기반한 접근이다.독일 연방카르텔청의 사례는 더 직접적이다. 독일 경쟁 당국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다양한 서비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활용한 행위를 문제 삼고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한 바 있다. 해당 사건에서의 핵심은 데이터 결합 그 자체보다 소비자가 이를 실질적으로 거부하거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였다. 즉, 개인 정보 보호와 경쟁 제한 효과를 하나의 문제로 연결해 판단한 것이다.이 같은 해외 사례들은 개인 정보 보호가 경쟁법의 외곽이 아니라 그 핵심 영역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 정보 보호 역량, 의무 아닌 '경쟁력'으로 인식돼야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거래법의 교차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공정거래법은 더 이상 가격 담합이나 시장 분할만을 규율하는 법이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공정거래법은 시장의 신뢰 인프라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개인 정보 보호 역량을 하나의 핵심 경쟁 요소로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개인 정보 보호 수준은 더 이상 부수적인 컴플라이언스 항목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과 신뢰를 좌우하는 본질적 거래 조건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지배적 플랫폼에 기존과 같은 수준의 사후 제재나 형식적 의무만을 부과하는 건 데이터 중심 경쟁 환경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조치일 것이다.시장지배적 대형 플랫폼에는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수준의 한층 강화된 책임과 투명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개인 정보 처리 및 보안 투자에 관한 정보 공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실효적인 피해 구제 절차, 데이터 결합 및 활용 구조에 대한 설명 책임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논의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쟁의 전제 조건을 정비하자는 취지에 가깝다.이런 접근은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나 응징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플랫폼 시장 전반에서 개인 정보 보호가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작동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혁신과 신뢰가 양립하는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기술적 사고를 넘어 플랫폼 기업이 지배적 위치에서 부담해야 할 사회적·경쟁법적 책임을 다시 묻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플랫폼이라면 그 신뢰를 훼손했을 때 감내해야 할 법적 평가는 개인정보보호법의 틀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경쟁 질서의 관점에서, 또 공정거래법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차분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사전문보기]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바로가기)
한국경제
2026-01-05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쿠팡 사태, 개인정보법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아시장지배적 지위 고려시 공정거래법적 평가 가능대형 플랫폼엔 영향력 상응하는 책임 요구돼야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 정보 보호 실패를 넘어 공정거래법적 관점에서 다시금 점검할 만한 중요한 쟁점을 던지고 있다. 지금껏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주로 개인정보보호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의 영역에서 논의돼 왔으나 유출 당사자인 플랫폼 기업이 시장지배적 지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쟁상 우위를 보유한 경우 그 법적 평가는 공정거래법(또는 경쟁법)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정보 유출, 플랫폼 비즈니스 전체 질서 왜곡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소비자는 개인 정보 제공을 대가로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얻고, 플랫폼은 이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한다. 문제는 이런 구조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그 피해가 개별 소비자의 권리 침해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경쟁 질서를 왜곡할 가능성까지 내포한다는 점이다.특히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은 사실상 거래 상대방에게 선택의 여지가 제한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사고는 경쟁 사업자에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겐 '울며 겨자먹기식' 거래를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공정거래법은 전통적으로 가격, 거래 조건, 배타적 거래 등 외형적 경쟁 제한 행위를 규율해 왔다. 그러나 최근 경쟁법의 흐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플랫폼 신뢰 훼손과 같은 비가격 요소를 중요한 경쟁 변수로 인식하는 추세다. 개인정보 보호 수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사후 책임 회피 역시 소비자 선택 왜곡 이번 쿠팡 사태를 공정거래법적 관점에서 보면,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첫째, 시장지배적 지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쟁상 우위의 존재 여부다. 일반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할 땐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해당 시장에서의 거래 의존도, 대체 가능성, 진입 장벽의 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과 이용 빈도, 특히 일상 소비재 영역에서의 반복적 이용 구조는 이런 판단 요소와 무관하지 않다.둘째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다. 멤버십 구조, 빠른 배송 인프라, 적립금과 구독 혜택 등은 소비자의 전환 비용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표면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는 장치처럼 보이지만, 그 혜택의 결과로 소비자가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나 거래 조건에 불만이 있더라도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경쟁 제한적 효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셋째, 데이터 결합과 축적의 문제다. 대형 플랫폼은 구매 이력, 검색 기록, 결제 정보, 배송 정보 등 다층적인 데이터를 결합·분석해 경쟁 우위를 계속해서 강화한다. 이 같은 데이터 결합 구조하에서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면 데이터 기반 경쟁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데이터 결합을 통해 경쟁 우위를 누리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사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 구제를 지연하는 행위 역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獨, 데이터 무단 활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규정 이런 문제의식은 우리나라에서만 논의되고 있는 게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경쟁 당국은 이미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를 경쟁법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대형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방식이 소비자 선택과 경쟁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문제 삼아 왔다. 특히 플랫폼이 사실상 필수적 거래 상대방으로 기능하는 경우 개인정보 처리 조건이 불공정한 거래 조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인 정보 보호가 규제 준수 문제를 넘어 경쟁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인식에 기반한 접근이다.독일 연방카르텔청의 사례는 더 직접적이다. 독일 경쟁 당국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다양한 서비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활용한 행위를 문제 삼고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한 바 있다. 해당 사건에서의 핵심은 데이터 결합 그 자체보다 소비자가 이를 실질적으로 거부하거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였다. 즉, 개인 정보 보호와 경쟁 제한 효과를 하나의 문제로 연결해 판단한 것이다.이 같은 해외 사례들은 개인 정보 보호가 경쟁법의 외곽이 아니라 그 핵심 영역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 정보 보호 역량, 의무 아닌 '경쟁력'으로 인식돼야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거래법의 교차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공정거래법은 더 이상 가격 담합이나 시장 분할만을 규율하는 법이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공정거래법은 시장의 신뢰 인프라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개인 정보 보호 역량을 하나의 핵심 경쟁 요소로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개인 정보 보호 수준은 더 이상 부수적인 컴플라이언스 항목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과 신뢰를 좌우하는 본질적 거래 조건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지배적 플랫폼에 기존과 같은 수준의 사후 제재나 형식적 의무만을 부과하는 건 데이터 중심 경쟁 환경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조치일 것이다.시장지배적 대형 플랫폼에는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수준의 한층 강화된 책임과 투명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개인 정보 처리 및 보안 투자에 관한 정보 공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실효적인 피해 구제 절차, 데이터 결합 및 활용 구조에 대한 설명 책임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논의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쟁의 전제 조건을 정비하자는 취지에 가깝다.이런 접근은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나 응징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플랫폼 시장 전반에서 개인 정보 보호가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작동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혁신과 신뢰가 양립하는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기술적 사고를 넘어 플랫폼 기업이 지배적 위치에서 부담해야 할 사회적·경쟁법적 책임을 다시 묻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플랫폼이라면 그 신뢰를 훼손했을 때 감내해야 할 법적 평가는 개인정보보호법의 틀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경쟁 질서의 관점에서, 또 공정거래법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차분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사전문보기]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바로가기)
KBS
2026-01-05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앵커]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 씨의 과로 실태를 축소하려 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쿠팡이 이런 일도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장 씨가 일하다 사망했는데도, 사고로 숨진 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미국 금융당국에 보고했습니다.이도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리포트]물류센터 야근을 마친 장덕준 씨가 숨진 건 2020년 10월.2021년 2월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로 판정합니다.같은 해 3월,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합니다.장 씨의 사망은 상장 다섯 달 전, 산재 인정은 한 달 전이었습니다.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021년 연례보고서를 확인해 봤습니다.쿠팡의 안전 시스템은 세계 최고라고 설명하며, 지금까지 사고 사망은 한 명도 없다고 명시합니다.물류센터에서 최소 1명 이상이 숨진 2022년에도 똑같이 보고합니다.눈에 띄는 건 쿠팡의 자체 분류법입니다.'업무 관련'과 '사고 관련' 사망을 구분한 뒤, 사고사 '0명'이라고만 밝히고, 업무 관련 사망은 언급 자체를 안 했습니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규정상 사망자 수 공개가 의무는 아니지만, 쿠팡은 보고서에 직원 사망이 전무하다고 인식되기 쉬운 '표현'을 쓴 겁니다.[손동후/미국 변호사/쿠팡 집단소송 대리 : "측정 기준을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고, 중요한 맥락을 누락함으로써 투자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공시로 평가될 여지가 크며…."]10-K로 불리는 이 연례보고서는 허위나 기만적 공시로 판명되면, 민사뿐 아니라 형사·행정 책임도 져야 합니다.쿠팡이 최근 5년간 한국 정부에 발생 신고한 산업재해는 9천9백여 건.그런데 미국 공시에는 자체 분류한 사고사가 없다고만 밝힌 겁니다.쿠팡은 "당시까지 쿠팡과 자회사 사업장에서 산재 '사고' 사망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장덕준 씨 산재는 산재 '사고' 사망이 아니란 취지입니다.KBS 뉴스 이도윤입니다.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유건수 이도윤 (dobby@kbs.co.kr) [기사전문보기]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바로가기)
KBS
2026-01-05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앵커]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 씨의 과로 실태를 축소하려 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쿠팡이 이런 일도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장 씨가 일하다 사망했는데도, 사고로 숨진 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미국 금융당국에 보고했습니다.이도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리포트]물류센터 야근을 마친 장덕준 씨가 숨진 건 2020년 10월.2021년 2월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로 판정합니다.같은 해 3월,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합니다.장 씨의 사망은 상장 다섯 달 전, 산재 인정은 한 달 전이었습니다.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021년 연례보고서를 확인해 봤습니다.쿠팡의 안전 시스템은 세계 최고라고 설명하며, 지금까지 사고 사망은 한 명도 없다고 명시합니다.물류센터에서 최소 1명 이상이 숨진 2022년에도 똑같이 보고합니다.눈에 띄는 건 쿠팡의 자체 분류법입니다.'업무 관련'과 '사고 관련' 사망을 구분한 뒤, 사고사 '0명'이라고만 밝히고, 업무 관련 사망은 언급 자체를 안 했습니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규정상 사망자 수 공개가 의무는 아니지만, 쿠팡은 보고서에 직원 사망이 전무하다고 인식되기 쉬운 '표현'을 쓴 겁니다.[손동후/미국 변호사/쿠팡 집단소송 대리 : "측정 기준을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고, 중요한 맥락을 누락함으로써 투자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공시로 평가될 여지가 크며…."]10-K로 불리는 이 연례보고서는 허위나 기만적 공시로 판명되면, 민사뿐 아니라 형사·행정 책임도 져야 합니다.쿠팡이 최근 5년간 한국 정부에 발생 신고한 산업재해는 9천9백여 건.그런데 미국 공시에는 자체 분류한 사고사가 없다고만 밝힌 겁니다.쿠팡은 "당시까지 쿠팡과 자회사 사업장에서 산재 '사고' 사망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장덕준 씨 산재는 산재 '사고' 사망이 아니란 취지입니다.KBS 뉴스 이도윤입니다.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유건수 이도윤 (dobby@kbs.co.kr) [기사전문보기]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바로가기)
연합뉴스 등 2곳
2026-01-05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헤어 디자인업계 'AI포트폴리오' 홍보에 '혼란'실제 시술 아닌 AI 생성 이미지…"소비자 기만""AI 사진 걸어둔 숍을 뭘 믿고 머리를 맡기나""소비자 오인케 하는 부당 표시·광고 해당 가능성" "알고 보니 미용실 디자이너가 홍보용으로 올린 헤어모델 사진이 AI로 생성된 이미지였더라고요.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습니다."자영업자 김모(37) 씨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헤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고 청담동 유명 미용실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스레드 사진을 보고 청담동 헤어숍에 매직을 하러 갔는데 시술 후 모발이 심하게 손상되고 두피까지 다쳐 약을 먹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최근 헤어 디자인 업계에서 인공지능(AI)으로 포트폴리오 이미지를 제작해 홍보하는 사례가 늘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홍보 이미지를 믿고 찾았는데 실제 시술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불만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기만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술 사례인줄 알았더니…AI 헤어모델 4일 인스타그램에서 헤어 디자이너나 미용실 계정을 검색하니 AI 헤어모델 이미지가 쏟아졌다.시술에서 흔히 나타나는 잔머리나 손상 표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머릿결이 지나치게 매끈하거나 인위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들이 공통적인 특징으로 언급된다.헤어 디자인 업계에서 포트폴리오는 매우 중요한 홍보 포인트다.소비자들은 디자이너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라온 실제 시술 사진이나 리뷰 속 '비포 앤 애프터' 이미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예약 상담 시 "이 사진처럼 해주세요", "이 스타일 보고 찾아왔어요"라며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소비자와 디자이너가 시술 가능 여부와 기대치를 맞추는 기준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문제는 이러한 포트폴리오가 언젠가부터 실제 시술 결과가 아니라, AI로 생성되면서 이른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AI 생성 이미지는 네일·메이크업·의류 쇼핑몰 등에서도 두루 활용되고 있지만, 그중 헤어 부문에서 혼란이 특히 크게 빚어진다.같은 디자인이라도 디자이너의 숙련도와 손기술, 고객의 모발 굵기와 손상도 등 개인 조건에 따른 결과 편차가 큰 데다, 무엇보다 한 번 시술하면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소비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AI로 생성된 헤어 이미지는 윤기나 볼륨, 컬의 균일도 등을 이상적으로 보정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고객의 모발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실제로 소비자의 불만이 잇따른다.강서구에 거주하는 최모(27) 씨는 "작년 9월 디자이너 계정에 올라온 히피펌 사진을 저장해 가서 '이 스타일 보고 왔다'고 했는데, 막상 시술 후 결과는 볼륨도 없고 컬도 전혀 달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진 자체가 AI 이미지였다"고 밝혔다.마포구에 거주하는 서모(26) 씨도 "지난달 SNS에 올라온 헤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고 방문했다가 만족스럽지 못한 시술 결과를 받았다"며 "시술 직후 컬이 들쭉날쭉하길래 '사진처럼 왜 시술이 안 되냐'고 물었더니, '모발 상태가 달라서 그렇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인스타에 올라오는 AI 모델 사진은 거의 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고 간 사진이 AI 이미지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SNS에서도 "자기가 직접 자른 것도 아니고 AI 사진 걸어두고 하는 샵을 뭘 믿고 가서 머리를 맡겨?"(트위터 이용자 '밀') 등의 지적이 나온다. "시간·비용 절약" vs "실제로 오인되면 기만적 광고 해당" 그러나 헤어 디자인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강남의 한 미용실 디자이너 김모 씨는 "모델을 구하고, 시술하고, 사진 찍고, 보정까지 하려면 하루가 통째로 들어간다"며 "모델이 당일에 오지 않는 노쇼 피해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AI 이미지로 홍보용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며 "신규 디자이너나 오픈 초기 매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네이버 카페와 자영업자·헤어 디자이너 커뮤니티에는 "모델 섭외와 촬영, 보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AI 이미지로 주문 제작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yuj'), "처음에는 인위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결과물을 받아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이용자 'yoo**') 등 후기가 달린다.한 AI 헤어모델 제작 업체에 문의하니 "이미지 구매는 장당 2만5천 원이고 별도로 제작을 요청할 경우 5만 원"이라며 "AI로 생성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별도의 초상권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효율을 따진다면 굳이 이미지 제작업체를 찾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구글의 이미지 편집 AI 도구 '나노 바나나'에 "청순한 인상의 얼굴에 검은색 머리, 물결 펌 스타일의 헤어모델 사진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니 2분 만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미지가 뚝딱 생성됐다. SNS나 포트폴리오에서 실제 인물 사진과 함께 섞여 사용될 경우 소비자가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다. 하지만 편리함 이면에는 분쟁의 소지가 자리한다.청담동 한 미용실 디자이너 정모 씨는 "포트폴리오 사진은 사실상 '내가 이런 시술을 해봤다'는 증명인데, AI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면 소비자는 그걸 실제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어디까지가 참고 이미지이고 어디부터가 실제 시술 사례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기만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홍대 인근에서 일하는 헤어 디자이너 박모 씨는 "손님이 다른 숍에서 만든 AI 헤어 이미지를 가져와서 '이거랑 똑같이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실제로 사람이 시술한 결과가 아니다 보니 난감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로 생성된 모델 이미지를 광고·홍보에 활용할 경우 소비자 기만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다우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소비자가 AI 이미지를 실제 시술 결과나 실제 인물로 오인해 구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상 기만적 광고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며 "판단 기준은 오인 가능성과 그것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또 "AI 이미지가 특정 실존 인물을 연상시킬 경우에는 실제 사진이 아니더라도 초상권이나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도 "오는 22일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의 'AI 생성물 표시 의무'는 네이버·구글·오픈AI 등 인공지능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뷰티·미용 업계 종사자에게 직접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뷰티 업계가 AI로 만든 가상의 결과물을 실제 시술 결과인 것처럼 게시할 경우 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부당 표시·광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minjik@yna.co.kr강민지(minjik@yna.co.kr) [기사전문보기] 연합뉴스 -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바로가기) 연합뉴스TV - SNS 믿고 갔다가 낭패…AI 헤어 모델에 소비자 혼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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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5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헤어 디자인업계 'AI포트폴리오' 홍보에 '혼란'실제 시술 아닌 AI 생성 이미지…"소비자 기만""AI 사진 걸어둔 숍을 뭘 믿고 머리를 맡기나""소비자 오인케 하는 부당 표시·광고 해당 가능성" "알고 보니 미용실 디자이너가 홍보용으로 올린 헤어모델 사진이 AI로 생성된 이미지였더라고요.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습니다."자영업자 김모(37) 씨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헤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고 청담동 유명 미용실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스레드 사진을 보고 청담동 헤어숍에 매직을 하러 갔는데 시술 후 모발이 심하게 손상되고 두피까지 다쳐 약을 먹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최근 헤어 디자인 업계에서 인공지능(AI)으로 포트폴리오 이미지를 제작해 홍보하는 사례가 늘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홍보 이미지를 믿고 찾았는데 실제 시술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불만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기만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술 사례인줄 알았더니…AI 헤어모델 4일 인스타그램에서 헤어 디자이너나 미용실 계정을 검색하니 AI 헤어모델 이미지가 쏟아졌다.시술에서 흔히 나타나는 잔머리나 손상 표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머릿결이 지나치게 매끈하거나 인위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들이 공통적인 특징으로 언급된다.헤어 디자인 업계에서 포트폴리오는 매우 중요한 홍보 포인트다.소비자들은 디자이너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라온 실제 시술 사진이나 리뷰 속 '비포 앤 애프터' 이미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예약 상담 시 "이 사진처럼 해주세요", "이 스타일 보고 찾아왔어요"라며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소비자와 디자이너가 시술 가능 여부와 기대치를 맞추는 기준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문제는 이러한 포트폴리오가 언젠가부터 실제 시술 결과가 아니라, AI로 생성되면서 이른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AI 생성 이미지는 네일·메이크업·의류 쇼핑몰 등에서도 두루 활용되고 있지만, 그중 헤어 부문에서 혼란이 특히 크게 빚어진다.같은 디자인이라도 디자이너의 숙련도와 손기술, 고객의 모발 굵기와 손상도 등 개인 조건에 따른 결과 편차가 큰 데다, 무엇보다 한 번 시술하면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소비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AI로 생성된 헤어 이미지는 윤기나 볼륨, 컬의 균일도 등을 이상적으로 보정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고객의 모발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실제로 소비자의 불만이 잇따른다.강서구에 거주하는 최모(27) 씨는 "작년 9월 디자이너 계정에 올라온 히피펌 사진을 저장해 가서 '이 스타일 보고 왔다'고 했는데, 막상 시술 후 결과는 볼륨도 없고 컬도 전혀 달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진 자체가 AI 이미지였다"고 밝혔다.마포구에 거주하는 서모(26) 씨도 "지난달 SNS에 올라온 헤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고 방문했다가 만족스럽지 못한 시술 결과를 받았다"며 "시술 직후 컬이 들쭉날쭉하길래 '사진처럼 왜 시술이 안 되냐'고 물었더니, '모발 상태가 달라서 그렇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인스타에 올라오는 AI 모델 사진은 거의 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고 간 사진이 AI 이미지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SNS에서도 "자기가 직접 자른 것도 아니고 AI 사진 걸어두고 하는 샵을 뭘 믿고 가서 머리를 맡겨?"(트위터 이용자 '밀') 등의 지적이 나온다. "시간·비용 절약" vs "실제로 오인되면 기만적 광고 해당" 그러나 헤어 디자인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강남의 한 미용실 디자이너 김모 씨는 "모델을 구하고, 시술하고, 사진 찍고, 보정까지 하려면 하루가 통째로 들어간다"며 "모델이 당일에 오지 않는 노쇼 피해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AI 이미지로 홍보용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며 "신규 디자이너나 오픈 초기 매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네이버 카페와 자영업자·헤어 디자이너 커뮤니티에는 "모델 섭외와 촬영, 보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AI 이미지로 주문 제작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yuj'), "처음에는 인위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결과물을 받아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이용자 'yoo**') 등 후기가 달린다.한 AI 헤어모델 제작 업체에 문의하니 "이미지 구매는 장당 2만5천 원이고 별도로 제작을 요청할 경우 5만 원"이라며 "AI로 생성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별도의 초상권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효율을 따진다면 굳이 이미지 제작업체를 찾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구글의 이미지 편집 AI 도구 '나노 바나나'에 "청순한 인상의 얼굴에 검은색 머리, 물결 펌 스타일의 헤어모델 사진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니 2분 만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미지가 뚝딱 생성됐다. SNS나 포트폴리오에서 실제 인물 사진과 함께 섞여 사용될 경우 소비자가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다. 하지만 편리함 이면에는 분쟁의 소지가 자리한다.청담동 한 미용실 디자이너 정모 씨는 "포트폴리오 사진은 사실상 '내가 이런 시술을 해봤다'는 증명인데, AI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면 소비자는 그걸 실제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어디까지가 참고 이미지이고 어디부터가 실제 시술 사례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기만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홍대 인근에서 일하는 헤어 디자이너 박모 씨는 "손님이 다른 숍에서 만든 AI 헤어 이미지를 가져와서 '이거랑 똑같이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실제로 사람이 시술한 결과가 아니다 보니 난감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로 생성된 모델 이미지를 광고·홍보에 활용할 경우 소비자 기만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다우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소비자가 AI 이미지를 실제 시술 결과나 실제 인물로 오인해 구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상 기만적 광고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며 "판단 기준은 오인 가능성과 그것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또 "AI 이미지가 특정 실존 인물을 연상시킬 경우에는 실제 사진이 아니더라도 초상권이나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도 "오는 22일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의 'AI 생성물 표시 의무'는 네이버·구글·오픈AI 등 인공지능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뷰티·미용 업계 종사자에게 직접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뷰티 업계가 AI로 만든 가상의 결과물을 실제 시술 결과인 것처럼 게시할 경우 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부당 표시·광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minjik@yna.co.kr강민지(minjik@yna.co.kr) [기사전문보기] 연합뉴스 -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바로가기) 연합뉴스TV - SNS 믿고 갔다가 낭패…AI 헤어 모델에 소비자 혼란 (바로가기)
경기일보
2026-01-02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법원은 '소니 게이밍 네트워크 데이터 보안 침해 소송(In re Sony Gaming Networks)'에서 데이터 유출 소송의 역사에 남을 만한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이 어떤 법리적 주장이 살아남고 어떤 주장이 기각되는지를 명확히 판시하며 이후 유사 소송들이 참고해야 할 '기초 교과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쿠팡(Coupang, Inc.) 집단 소송에서도 이러한 선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치밀하고 고도화된 법적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소니와 쿠팡 사건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사건을 정의하는 프레이밍에 있다. 소니 사건은 2011년 당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가 해킹당해 약 7,700만 명의 사용자 정보가 유출되고 서비스가 중단됐던 사태에서 비롯됐다. 당시 소송은 ‘데이터 유출’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외부 침입 사실 자체가 존재했는지, 또 소니가 기술적으로 합리적인 보안조치(Reasonable security)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다.반면 쿠팡 사건은 본질적으로 '거버넌스 실패(Governance failure)'를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외부 공격을 막지 못한 기술적 과실을 넘어,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운영 체계 및 보안 관리 구조 전반의 실패를 다루는 것이다. 보안 의사결정 주체가 누구였는지, 구조적인 방치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경영 책임의 영역으로 소송의 층위가 확장된 셈이다.미국 연방법원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첫 관문은 헌법상 원고적격(Standing) 인정 여부다. 앞선 소니 사건에서 법원은 개인정보가 침해됐다는 객관적 사실을 중시해 원고적격의 문은 넓게 열어줬으나, 정작 배상 책임을 따지는 단계에서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단순히 정보가 유출돼 불안하다는 추상적 위험만으로는 배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당시 법원은 실제 개인정보 오남용이나 사기 시도 및 구체적인 비용 지출과 시간적 손해 등 입증 가능한 '현실적 손해'가 결여된 다수의 청구를 기각했다. 즉, 개인정보 사건의 승부는 유출 사고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한 구체적 피해를 어떻게 구성하고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소니 판례가 주는 핵심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쿠팡 소송의 성패 역시 신원 도용 관리 비용이나 실제 금전 손실 등 유출로 인한 피해 등 현실적인 손해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구체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법리적 접근 방식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소니 관련 판결 당시 법원은 “원칙적으로 경제적 손해는 계약법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순수한 과실(Negligence) 청구를 대거 기각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소비자보호법(UCL·FAL·CLRA)에 근거한 청구는 상당 부분 인정했다. 이는 소비자보호법이 기업의 기만적 행위 존재 여부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기업이 보안 수준에 대해 어떤 진술을 했는지, 그 진술이 당시 기업 내부에서 인지하고 있던 보안 상태나 위험 인식과 배치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오인됐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했다. 쿠팡 소송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승산이 낮은 과실 책임론보다는 기업이 '업계 표준 암호화'나 '합리적 보안'을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즉, 소비자 기만과 보안 거버넌스의 실패를 연결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핵심 고리라고 볼 수 있다.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디스커버리의 질적 확장이다. 과거 소니 사건의 디스커버리가 기술적 보안 조치의 적정성 확인에 머물렀다면 쿠팡 사건은 그 범위를 이사회와 경영진으로 넓혀야 한다. 단순히 '보안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는가'를 넘어 '누가, 어떤 조직 구조 하에서 취약한 시스템을 방치했는가'를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본사의 임원 보고 라인, 보안 예산 배정, 의사결정 구조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관건이 될 것이다.결국 쿠팡 소송은 소니 사건 판례라는 교과서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의 본사 책임을 묻는 고도화된 법적 투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기술적 과실을 넘어 거버넌스의 책임을 묻는 이번 소송은 향후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 보안 책임 범위를 재정립하는 새로운 사법적 기준이 될 것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기사전문보기]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바로가기)
경기일보
2026-01-02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법원은 '소니 게이밍 네트워크 데이터 보안 침해 소송(In re Sony Gaming Networks)'에서 데이터 유출 소송의 역사에 남을 만한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이 어떤 법리적 주장이 살아남고 어떤 주장이 기각되는지를 명확히 판시하며 이후 유사 소송들이 참고해야 할 '기초 교과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쿠팡(Coupang, Inc.) 집단 소송에서도 이러한 선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치밀하고 고도화된 법적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소니와 쿠팡 사건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사건을 정의하는 프레이밍에 있다. 소니 사건은 2011년 당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가 해킹당해 약 7,700만 명의 사용자 정보가 유출되고 서비스가 중단됐던 사태에서 비롯됐다. 당시 소송은 ‘데이터 유출’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외부 침입 사실 자체가 존재했는지, 또 소니가 기술적으로 합리적인 보안조치(Reasonable security)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다.반면 쿠팡 사건은 본질적으로 '거버넌스 실패(Governance failure)'를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외부 공격을 막지 못한 기술적 과실을 넘어,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운영 체계 및 보안 관리 구조 전반의 실패를 다루는 것이다. 보안 의사결정 주체가 누구였는지, 구조적인 방치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경영 책임의 영역으로 소송의 층위가 확장된 셈이다.미국 연방법원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첫 관문은 헌법상 원고적격(Standing) 인정 여부다. 앞선 소니 사건에서 법원은 개인정보가 침해됐다는 객관적 사실을 중시해 원고적격의 문은 넓게 열어줬으나, 정작 배상 책임을 따지는 단계에서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단순히 정보가 유출돼 불안하다는 추상적 위험만으로는 배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당시 법원은 실제 개인정보 오남용이나 사기 시도 및 구체적인 비용 지출과 시간적 손해 등 입증 가능한 '현실적 손해'가 결여된 다수의 청구를 기각했다. 즉, 개인정보 사건의 승부는 유출 사고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한 구체적 피해를 어떻게 구성하고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소니 판례가 주는 핵심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쿠팡 소송의 성패 역시 신원 도용 관리 비용이나 실제 금전 손실 등 유출로 인한 피해 등 현실적인 손해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구체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법리적 접근 방식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소니 관련 판결 당시 법원은 “원칙적으로 경제적 손해는 계약법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순수한 과실(Negligence) 청구를 대거 기각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소비자보호법(UCL·FAL·CLRA)에 근거한 청구는 상당 부분 인정했다. 이는 소비자보호법이 기업의 기만적 행위 존재 여부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기업이 보안 수준에 대해 어떤 진술을 했는지, 그 진술이 당시 기업 내부에서 인지하고 있던 보안 상태나 위험 인식과 배치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오인됐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했다. 쿠팡 소송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승산이 낮은 과실 책임론보다는 기업이 '업계 표준 암호화'나 '합리적 보안'을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즉, 소비자 기만과 보안 거버넌스의 실패를 연결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핵심 고리라고 볼 수 있다.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디스커버리의 질적 확장이다. 과거 소니 사건의 디스커버리가 기술적 보안 조치의 적정성 확인에 머물렀다면 쿠팡 사건은 그 범위를 이사회와 경영진으로 넓혀야 한다. 단순히 '보안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는가'를 넘어 '누가, 어떤 조직 구조 하에서 취약한 시스템을 방치했는가'를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본사의 임원 보고 라인, 보안 예산 배정, 의사결정 구조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관건이 될 것이다.결국 쿠팡 소송은 소니 사건 판례라는 교과서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의 본사 책임을 묻는 고도화된 법적 투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기술적 과실을 넘어 거버넌스의 책임을 묻는 이번 소송은 향후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 보안 책임 범위를 재정립하는 새로운 사법적 기준이 될 것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기사전문보기]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바로가기)
시사저널
2026-01-02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김범석 형제 지키기'에 안간힘…한국 정부·소비자 뒤통수 친 쿠팡의 노림수美 증시 주가 방어와 소송 리스크 최소화 시도…'제재·집단소송·소비자 이탈' 청구서 규모는 더 커져'쿠팡 사태'를 겨냥한 국회 6개 상임위의 유례없는 연석 청문회가 대혼돈 속에 막을 내렸다. 설익은 후속 조치로 혼선을 키우고 있는 쿠팡의 대응 방향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결국 '김범석 의장 형제 지키기'와 '주가 방어' '소송 리스크 최소화'다. 그러나 쿠팡과 김 의장 형제가 각종 규제와 사법 리스크 회피를 위해 마련한 장치는 오히려 제재 수위와 국내외 대규모 소송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범석 총수 지정' 최대 변수는 동생 김유석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명확히 드러난 것은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한국 법인에서 배송캠프 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임원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1년 미국 뉴욕증시(NYSE)에 상장된 쿠팡Inc는 지난 5년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제출한 공시 보고서에서 김 의장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김 부사장이 쿠팡 소속임을 밝혀왔다. 다만 그의 직함은 공개하지 않았고, 미국 본사에서 한국 법인으로 파견된 직원(employee) 중 한 명으로 기재했다. 쿠팡은 보고서에서 김 부사장(영문명 Yoo Kim)을 '김범석(Bom Kim) 의장의 형제이며 그의 배우자 역시 쿠팡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부사장이 맡은 역할은 '전략 및 운영 관련'으로, 보수는 다른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적었다. 공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2024년 쿠팡으로부터 연봉 43만 달러(약 6억2000만원)와 7만4401주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받았다. 현재 주가인 주당 23달러를 적용하면 약 24억원 규모다. RSU는 소속 임직원이 회사가 정한 성과와 근속 등의 조건을 충족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2024년 한 해에만 30억원 넘는 규모의 현금과 주식을 받았고, 상장 후 공개된 보고서(202124년 수령액)상의 누적 지급액은 140억원이 넘는다.업계와 정치권에서는 김 부사장이 미등기 임원이지만, 2014년부터 쿠팡 소속으로 있으면서 친형인 김 의장과 함께 회사의 주요 경영 활동과 결정에 관여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유석이 부사장인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것만으로도 이미 사내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결정권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김유석의 역할과 지위에 따라 김범석의 총수 지정 사안이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외·대내 지위를 분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 부사장의 존재는 김 의장의 동일인(총수: 실질적으로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인물 또는 법인) 지정 여부에 핵심적인 변수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지만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근거는 불충분하다며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당시 이 결정은 논란이 됐고, 이후 공정위는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을 가능토록 하고 법인의 동일인 지정 요건 및 예외 조항을 구체화했다. 이후에도 외국인인 김 의장은 국내 계열사 지분이 없고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점, 회사와 자금 거래가 없는 등의 예외 조항을 인정받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당국은 김 부사장에 대해 '쿠팡 소속이지만 경영에 참여한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봤다.그러나 2025년 12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청문회 과정에서 그가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상당한 규모의 보수와 주식 인센티브를 받은 점이 확인되면서 올해 5월로 예정된 동일인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김범석의 동생 김유석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상여금과 보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제도적 허점을 피하는 '꼼수 방지'를 위한 법률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더라도 현행법 체계 하에서 실질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규정이 너무 약하다"며 "사익 편취 규제를, 보너스·상여금을 과도하게 받는 방식으로 친족에게 이익을 주는 것까지 규율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쿠팡 측은 "김 부사장은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직접적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위치에 있지 않고, 동일 또는 유사 직급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더 많은 급여나 보상을 받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그림자 임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허위 공시했다면 美 소송 확대 불가피"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한국 법인의 수장이 된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 등장과 '한국 정부와 국민에 대한 조롱'이라는 혹평이 나온 쿠팡의 기이한 대응은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악재가 되고 있다. 쿠팡은 민관합동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셀프 면죄부에 가까운 내용을 기습 발표하고, 국정원을 내세워 '당국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로저스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셀프 조사를 "협력의 성공 사례인데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동시에 쿠팡은 정보 유출 피해자 3370만 명에 대해 '1인당 5만원 구매이용권 지급' 보상안도 내놓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5000원짜리 쿠폰'에 불과했다. 피해자를 상대로 쿠팡 자회사 마케팅을 펼치는 '선 넘은 스미싱 행태'라는 성토가 쏟아졌다.우리 정부와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이 같은 1차 보상안과 앞뒤 안 맞는 주장을 반복한 배경에는 미 증시 투자자들이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쿠팡이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는 △유출 범인 특정 △범인이 3300만 개 계정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한 데이터는 약 3000개에 불과 △제3자 공유 없이 삭제된 점 확인 등 한국 정부가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 담겼고, 소비자들에게 1조6850억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도 적시됐다. 김범석 의장이 사태 40일 만에 내놓은 영문 사과문에 "false insecurity(거짓된 불안감), falsely accused(허위적인 비판)" 등 국문과는 다른 '거짓·허위' 용어를 쓴 데도 투자자들로부터의 소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한국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당국이 미국 기업을 과도하게 압박하고 괴롭힌다는 메시지 전달에 총력을 기울인 셈이다.뉴욕증시에 상장된 2021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150억원이 넘는 로비 자금을 집행하며 미 정·관계를 상대로 광폭 행보를 보여온 쿠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설익은 대응으로 상장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현지 로펌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 뉴욕시에 위치한 레비앤콜신키 로펌은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위한 집단소송에 나선다"고 공지했다. 현재까지 쿠팡과 관련한 집단소송 원고 모집을 공지한 로펌은 최소 5곳으로 파악된다. 의미 있는 비공개 정보를 제보하는 내부자에게 포상금(징수 금액의 1030%)을 지급하는 SEC 규정을 소개하며 '내부 고발'을 독려하는 로펌도 등장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불성실 공시, 사태를 축소하기 위한 허위 공시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주주가 늘어날 경우 소송 규모와 배상금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커질 수 있다.김 의장과 쿠팡Inc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은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 원고는 뉴욕시 공무원연금과 경찰·교직원연금으로 구성된 뉴욕시공적연금 주주들이다. 주주들은 쿠팡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과로·사망 위험을 은폐하고 검색 결과 조작과 납품업체 가격 강제 등에 대한 내용을 숨겼으며, 상장 후 한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주가가 급락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중대한 허위 및 기망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1심은 '재소 불가'로 판단하고 기각했지만, 원고 측이 항소하면서 추가적인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해당 소송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졌고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의혹까지 일면서 쿠팡이 방어하려 했던 미 증시에서의 주가 하락과 집단소송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미국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SJKP(법무법인 대륜 미국 법인) 뉴욕 변호사는 "쿠팡이 공시를 통해 발표한 주요 내용과 실체 사이에 괴리가 있고,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숨긴 것이 있다면 (1차적으로) 디스커버리(증거개시) 단계에서 내부 문서와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검증될 것"이라며 "김유석 관련 쟁점은 '임원이라는 직함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배구조·의사결정 리스크가 충분히 공시되었는지 여부다. 특수관계인인 김유석이 회사의 의사결정이나 통제 구조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음에도 이를 축소하거나 누락한 공시를 했다면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추가적인 소송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유출 사태로 급락했던 쿠팡의 주가는 사태 축소를 시도한 공시가 나간 이후 6% 넘게 오르며 반등하며 주당 24달러를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쿠팡을 향한 더 센 조사와 후속 조치를 예고하면서 지난해 12월30일과 31일 연속 1.36%, 2.24%씩 하락해 23.59달러에 머물러 있다. ■ '쿠팡 수사 외압' 특검 속도전 속 美 국세청 공조 가능성도상설특검과 국세청의 칼날도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에서 검찰·법원·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경찰·국회 출신들을 전방위 영입했던 쿠팡은 정부가 "패가망신"까지 경고하며 '쿠팡 접촉 금지령'을 내리면서 '식물 대관(對官)' 상태에 빠져있다. 상설특검팀 수사에서 쿠팡의 조직적 불법 대응이나 유착 관계가 일부라도 드러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31일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인 김준호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 호법물류센터 인사팀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블랙리스트 문건을 활용해 취업 지원자들을 배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특검팀은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본류와 함께 이 사건 수사·보고 과정에서 불거진 부당 외압 의혹을 함께 수사 중이다.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수사 외압 의혹은 검찰 내부는 물론 고용노동부 공무원들과 쿠팡 간 유착 여부로까지 수사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쿠팡CFS가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 규칙을 변경했고, 당시 고용부 서울동부지청은 이를 승인했다. 특검팀은 고용부의 승인과 이후 진행된 검찰의 쿠팡 수사 및 무혐의 처분 과정 전반을 확인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쿠팡의 역외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고강도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한 국세청은 미 국세청(IRS)과의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쿠팡이 대규모 집단소송에 노출되는 등 자국 투자자에 대한 피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미 의회의 '구명 활동'이나 당국의 소극적 대응이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국 정부와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쿠팡이 내지 않으니까 미국 IRS라는 폭탄을 한번 맞아봐야 움직이겠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쿠팡이 미 무역대표부(USTR)를 넘어 IRS까지 로비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 로비 가격도 상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에 이틀 연속 불출석한 김 의장과 김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북미사업총괄)를 국회증언감정법상 불출석 등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로저스 대표를 비롯해 박대준 전 대표, 조용우 부사장, 윤혜영 감사는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고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기사전문보기]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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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2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김범석 형제 지키기'에 안간힘…한국 정부·소비자 뒤통수 친 쿠팡의 노림수美 증시 주가 방어와 소송 리스크 최소화 시도…'제재·집단소송·소비자 이탈' 청구서 규모는 더 커져'쿠팡 사태'를 겨냥한 국회 6개 상임위의 유례없는 연석 청문회가 대혼돈 속에 막을 내렸다. 설익은 후속 조치로 혼선을 키우고 있는 쿠팡의 대응 방향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결국 '김범석 의장 형제 지키기'와 '주가 방어' '소송 리스크 최소화'다. 그러나 쿠팡과 김 의장 형제가 각종 규제와 사법 리스크 회피를 위해 마련한 장치는 오히려 제재 수위와 국내외 대규모 소송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범석 총수 지정' 최대 변수는 동생 김유석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명확히 드러난 것은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한국 법인에서 배송캠프 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임원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1년 미국 뉴욕증시(NYSE)에 상장된 쿠팡Inc는 지난 5년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제출한 공시 보고서에서 김 의장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김 부사장이 쿠팡 소속임을 밝혀왔다. 다만 그의 직함은 공개하지 않았고, 미국 본사에서 한국 법인으로 파견된 직원(employee) 중 한 명으로 기재했다. 쿠팡은 보고서에서 김 부사장(영문명 Yoo Kim)을 '김범석(Bom Kim) 의장의 형제이며 그의 배우자 역시 쿠팡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부사장이 맡은 역할은 '전략 및 운영 관련'으로, 보수는 다른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적었다. 공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2024년 쿠팡으로부터 연봉 43만 달러(약 6억2000만원)와 7만4401주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받았다. 현재 주가인 주당 23달러를 적용하면 약 24억원 규모다. RSU는 소속 임직원이 회사가 정한 성과와 근속 등의 조건을 충족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2024년 한 해에만 30억원 넘는 규모의 현금과 주식을 받았고, 상장 후 공개된 보고서(202124년 수령액)상의 누적 지급액은 140억원이 넘는다.업계와 정치권에서는 김 부사장이 미등기 임원이지만, 2014년부터 쿠팡 소속으로 있으면서 친형인 김 의장과 함께 회사의 주요 경영 활동과 결정에 관여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유석이 부사장인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것만으로도 이미 사내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결정권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김유석의 역할과 지위에 따라 김범석의 총수 지정 사안이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외·대내 지위를 분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 부사장의 존재는 김 의장의 동일인(총수: 실질적으로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인물 또는 법인) 지정 여부에 핵심적인 변수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지만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근거는 불충분하다며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당시 이 결정은 논란이 됐고, 이후 공정위는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을 가능토록 하고 법인의 동일인 지정 요건 및 예외 조항을 구체화했다. 이후에도 외국인인 김 의장은 국내 계열사 지분이 없고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점, 회사와 자금 거래가 없는 등의 예외 조항을 인정받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당국은 김 부사장에 대해 '쿠팡 소속이지만 경영에 참여한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봤다.그러나 2025년 12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청문회 과정에서 그가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상당한 규모의 보수와 주식 인센티브를 받은 점이 확인되면서 올해 5월로 예정된 동일인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김범석의 동생 김유석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상여금과 보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제도적 허점을 피하는 '꼼수 방지'를 위한 법률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더라도 현행법 체계 하에서 실질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규정이 너무 약하다"며 "사익 편취 규제를, 보너스·상여금을 과도하게 받는 방식으로 친족에게 이익을 주는 것까지 규율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쿠팡 측은 "김 부사장은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직접적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위치에 있지 않고, 동일 또는 유사 직급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더 많은 급여나 보상을 받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그림자 임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허위 공시했다면 美 소송 확대 불가피"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한국 법인의 수장이 된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 등장과 '한국 정부와 국민에 대한 조롱'이라는 혹평이 나온 쿠팡의 기이한 대응은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악재가 되고 있다. 쿠팡은 민관합동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셀프 면죄부에 가까운 내용을 기습 발표하고, 국정원을 내세워 '당국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로저스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셀프 조사를 "협력의 성공 사례인데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동시에 쿠팡은 정보 유출 피해자 3370만 명에 대해 '1인당 5만원 구매이용권 지급' 보상안도 내놓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5000원짜리 쿠폰'에 불과했다. 피해자를 상대로 쿠팡 자회사 마케팅을 펼치는 '선 넘은 스미싱 행태'라는 성토가 쏟아졌다.우리 정부와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이 같은 1차 보상안과 앞뒤 안 맞는 주장을 반복한 배경에는 미 증시 투자자들이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쿠팡이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는 △유출 범인 특정 △범인이 3300만 개 계정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한 데이터는 약 3000개에 불과 △제3자 공유 없이 삭제된 점 확인 등 한국 정부가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 담겼고, 소비자들에게 1조6850억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도 적시됐다. 김범석 의장이 사태 40일 만에 내놓은 영문 사과문에 "false insecurity(거짓된 불안감), falsely accused(허위적인 비판)" 등 국문과는 다른 '거짓·허위' 용어를 쓴 데도 투자자들로부터의 소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한국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당국이 미국 기업을 과도하게 압박하고 괴롭힌다는 메시지 전달에 총력을 기울인 셈이다.뉴욕증시에 상장된 2021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150억원이 넘는 로비 자금을 집행하며 미 정·관계를 상대로 광폭 행보를 보여온 쿠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설익은 대응으로 상장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현지 로펌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 뉴욕시에 위치한 레비앤콜신키 로펌은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위한 집단소송에 나선다"고 공지했다. 현재까지 쿠팡과 관련한 집단소송 원고 모집을 공지한 로펌은 최소 5곳으로 파악된다. 의미 있는 비공개 정보를 제보하는 내부자에게 포상금(징수 금액의 1030%)을 지급하는 SEC 규정을 소개하며 '내부 고발'을 독려하는 로펌도 등장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불성실 공시, 사태를 축소하기 위한 허위 공시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주주가 늘어날 경우 소송 규모와 배상금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커질 수 있다.김 의장과 쿠팡Inc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은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 원고는 뉴욕시 공무원연금과 경찰·교직원연금으로 구성된 뉴욕시공적연금 주주들이다. 주주들은 쿠팡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과로·사망 위험을 은폐하고 검색 결과 조작과 납품업체 가격 강제 등에 대한 내용을 숨겼으며, 상장 후 한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주가가 급락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중대한 허위 및 기망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1심은 '재소 불가'로 판단하고 기각했지만, 원고 측이 항소하면서 추가적인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해당 소송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졌고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의혹까지 일면서 쿠팡이 방어하려 했던 미 증시에서의 주가 하락과 집단소송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미국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SJKP(법무법인 대륜 미국 법인) 뉴욕 변호사는 "쿠팡이 공시를 통해 발표한 주요 내용과 실체 사이에 괴리가 있고,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숨긴 것이 있다면 (1차적으로) 디스커버리(증거개시) 단계에서 내부 문서와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검증될 것"이라며 "김유석 관련 쟁점은 '임원이라는 직함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배구조·의사결정 리스크가 충분히 공시되었는지 여부다. 특수관계인인 김유석이 회사의 의사결정이나 통제 구조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음에도 이를 축소하거나 누락한 공시를 했다면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추가적인 소송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유출 사태로 급락했던 쿠팡의 주가는 사태 축소를 시도한 공시가 나간 이후 6% 넘게 오르며 반등하며 주당 24달러를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쿠팡을 향한 더 센 조사와 후속 조치를 예고하면서 지난해 12월30일과 31일 연속 1.36%, 2.24%씩 하락해 23.59달러에 머물러 있다. ■ '쿠팡 수사 외압' 특검 속도전 속 美 국세청 공조 가능성도상설특검과 국세청의 칼날도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에서 검찰·법원·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경찰·국회 출신들을 전방위 영입했던 쿠팡은 정부가 "패가망신"까지 경고하며 '쿠팡 접촉 금지령'을 내리면서 '식물 대관(對官)' 상태에 빠져있다. 상설특검팀 수사에서 쿠팡의 조직적 불법 대응이나 유착 관계가 일부라도 드러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31일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인 김준호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 호법물류센터 인사팀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블랙리스트 문건을 활용해 취업 지원자들을 배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특검팀은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본류와 함께 이 사건 수사·보고 과정에서 불거진 부당 외압 의혹을 함께 수사 중이다.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수사 외압 의혹은 검찰 내부는 물론 고용노동부 공무원들과 쿠팡 간 유착 여부로까지 수사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쿠팡CFS가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 규칙을 변경했고, 당시 고용부 서울동부지청은 이를 승인했다. 특검팀은 고용부의 승인과 이후 진행된 검찰의 쿠팡 수사 및 무혐의 처분 과정 전반을 확인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쿠팡의 역외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고강도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한 국세청은 미 국세청(IRS)과의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쿠팡이 대규모 집단소송에 노출되는 등 자국 투자자에 대한 피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미 의회의 '구명 활동'이나 당국의 소극적 대응이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국 정부와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쿠팡이 내지 않으니까 미국 IRS라는 폭탄을 한번 맞아봐야 움직이겠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쿠팡이 미 무역대표부(USTR)를 넘어 IRS까지 로비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 로비 가격도 상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에 이틀 연속 불출석한 김 의장과 김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북미사업총괄)를 국회증언감정법상 불출석 등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로저스 대표를 비롯해 박대준 전 대표, 조용우 부사장, 윤혜영 감사는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고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기사전문보기]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바로가기)
이데일리
2026-01-02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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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공시서 수사협조 주체 '쿠팡'→'범인'으로정보유출도 자체조사 결과인 3천건으로 등록경찰 '정보 함구' 지적 날 '수사 주체' 셀프 격상美변호사 "의도적 프레임 변경, '중요사실 왜곡' 가능성"쿠팡 "범인 특정됐다는 단순한 내용 업데이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증권시장 공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쿠팡은 29일(현지시간) 제출한 서류를 통해 “고객 계정 3300만건에 대한 접근이 있었지만 범인은 약 3000건의 제한된 데이터만을 저장했다”고 신고했다. 특히 미국 증권 당국에 제출한 정정 공시에서 수사 협조의 주체를 ‘회사’에서 ‘범인’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서다. 경찰이 쿠팡의 ‘수사기관 패싱’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범인을 수사 협조의 주체로 내세운 것은 향후 전개될 법적 다툼에서 회사의 조직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현지 집단소송 대리인 측은 이 같은 공시 내용 변경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협조대상 주체, ‘쿠팡’→‘범인’ 3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정정 공시(8-K/A)에서 “‘범인(perpetrator)’이 쿠팡 및 수사관들에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시에서 “‘쿠팡’이 규제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 중(Korean regulators have initiated investigations with which Coupang is fully cooperating)”이라고 표현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표현이다.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쿠팡 조직의 문제에서 개인의 문제로 방점을 옮긴 것”이라며 “사건의 실체를 회사의 보안 관리 소홀이라는 구조적 결함이 아닌 ‘제3자의 개인적 일탈’로 전환해 향후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구 수정은 경찰이 쿠팡의 자체조사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뒤 이뤄졌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쿠팡의 비협조를 지적한 지 반나절 여만인 29일(현지시간) 쿠팡은 정정 공시를 통해 ‘수사관과 공조해 사건을 해결 중’이라는 상충된 메시지를 제시했다.앞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이 피의자 노트북을 임의 제출하면서 자체 포렌식 진행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며 “쿠팡이 만약 조작 자료를 제출했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교수는 이에 대해 “수사 대상인 쿠팡이 경찰과 나란히 서서 협조를 받는 위치로 자리를 옮긴 꼴”이라며 “국내 공권력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책임의 화살표를 범인에게 돌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정정공시, 예민하고 강력한 공격 지점”법조계 일각에서는 쿠팡의 정정공시를 두고 투자자와 피해자를 기망한 ‘증권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협조 주체가 범인으로 바뀐 건 기업의 협조가 미흡했다는 사실을 가리고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일종의 시선 전환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미국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소비자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SJKP(법무법인 대륜 미국 법인) 뉴욕 변호사는 이번 공시 변경을 “매우 예민하고 강력한 공격 지점”이라고 지적했다.손 변호사는 “협조의 주체를 범인으로 전환한 것은 기업의 협조 부재 가능성을 배제하고 투자자에게 수사가 원활하다는 인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 증권법상 ‘중요 사실의 왜곡’ 또는 ‘오도적 누락’으로 충분히 다툴 수 있는 지점”이라고 밝혔다.‘중요 사실의 왜곡’ 및 ‘오도적 누락’은 증권거래법 제10조(b) 및 SEC 규칙 10b-5가 금지하는 전형적 사기 행위다. 이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거짓으로 말하거나 불리한 배경 정보를 고의로 빠뜨려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드는 행위를 의미한다. 위반 시 SEC로부터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민사상 집단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근거가 된다. 이번 수정 공시 과정에서 ‘선택적 공시(Regulation FD)’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 25일 국내 보도자료를 통해 ‘유출 규모 축소’ 정보를 선제 공개하면서 약 6%의 주가가 올라서다. 하지만 SEC 공시에는 2영업일째인 지난 29일에야 해당 내용을 반영했다.손 변호사는 “미국 상장사가 해외에서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가 사실상 시장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했다면 SEC는 이를 실질적 선택적 공시(selective disclosure)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해당 정보가 정정 공시로 뒤늦게 편입됐다는 점은 ‘동시에 공시하지 않았다’는 선택적 공시 위반 논점의 출발점이 된다”고 했다. 이어 “공시 내용과 시점, 표현 방식의 차이는 쿠팡이 각 시점마다 어떤 인식과 판단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정황 자료”라며 “향후 경영진의 ‘고의적 기망(Scienter)’ 여부를 다투는 단서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쿠팡은 이에 대해 “정정공시는 기존에 ‘정부와 협조를 했다’는 전제를 수정한 게 아니라 ‘범인’이 특정됐다는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공시”라고 설명했다.석지헌(cake@edaily.co.kr) [기사전문보기]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바로가기)
이데일리
2026-01-02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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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공시서 수사협조 주체 '쿠팡'→'범인'으로정보유출도 자체조사 결과인 3천건으로 등록경찰 '정보 함구' 지적 날 '수사 주체' 셀프 격상美변호사 "의도적 프레임 변경, '중요사실 왜곡' 가능성"쿠팡 "범인 특정됐다는 단순한 내용 업데이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증권시장 공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쿠팡은 29일(현지시간) 제출한 서류를 통해 “고객 계정 3300만건에 대한 접근이 있었지만 범인은 약 3000건의 제한된 데이터만을 저장했다”고 신고했다. 특히 미국 증권 당국에 제출한 정정 공시에서 수사 협조의 주체를 ‘회사’에서 ‘범인’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서다. 경찰이 쿠팡의 ‘수사기관 패싱’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범인을 수사 협조의 주체로 내세운 것은 향후 전개될 법적 다툼에서 회사의 조직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현지 집단소송 대리인 측은 이 같은 공시 내용 변경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협조대상 주체, ‘쿠팡’→‘범인’ 3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정정 공시(8-K/A)에서 “‘범인(perpetrator)’이 쿠팡 및 수사관들에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시에서 “‘쿠팡’이 규제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 중(Korean regulators have initiated investigations with which Coupang is fully cooperating)”이라고 표현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표현이다.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쿠팡 조직의 문제에서 개인의 문제로 방점을 옮긴 것”이라며 “사건의 실체를 회사의 보안 관리 소홀이라는 구조적 결함이 아닌 ‘제3자의 개인적 일탈’로 전환해 향후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구 수정은 경찰이 쿠팡의 자체조사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뒤 이뤄졌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쿠팡의 비협조를 지적한 지 반나절 여만인 29일(현지시간) 쿠팡은 정정 공시를 통해 ‘수사관과 공조해 사건을 해결 중’이라는 상충된 메시지를 제시했다.앞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이 피의자 노트북을 임의 제출하면서 자체 포렌식 진행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며 “쿠팡이 만약 조작 자료를 제출했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교수는 이에 대해 “수사 대상인 쿠팡이 경찰과 나란히 서서 협조를 받는 위치로 자리를 옮긴 꼴”이라며 “국내 공권력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책임의 화살표를 범인에게 돌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정정공시, 예민하고 강력한 공격 지점”법조계 일각에서는 쿠팡의 정정공시를 두고 투자자와 피해자를 기망한 ‘증권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협조 주체가 범인으로 바뀐 건 기업의 협조가 미흡했다는 사실을 가리고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일종의 시선 전환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미국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소비자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SJKP(법무법인 대륜 미국 법인) 뉴욕 변호사는 이번 공시 변경을 “매우 예민하고 강력한 공격 지점”이라고 지적했다.손 변호사는 “협조의 주체를 범인으로 전환한 것은 기업의 협조 부재 가능성을 배제하고 투자자에게 수사가 원활하다는 인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 증권법상 ‘중요 사실의 왜곡’ 또는 ‘오도적 누락’으로 충분히 다툴 수 있는 지점”이라고 밝혔다.‘중요 사실의 왜곡’ 및 ‘오도적 누락’은 증권거래법 제10조(b) 및 SEC 규칙 10b-5가 금지하는 전형적 사기 행위다. 이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거짓으로 말하거나 불리한 배경 정보를 고의로 빠뜨려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드는 행위를 의미한다. 위반 시 SEC로부터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민사상 집단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근거가 된다. 이번 수정 공시 과정에서 ‘선택적 공시(Regulation FD)’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 25일 국내 보도자료를 통해 ‘유출 규모 축소’ 정보를 선제 공개하면서 약 6%의 주가가 올라서다. 하지만 SEC 공시에는 2영업일째인 지난 29일에야 해당 내용을 반영했다.손 변호사는 “미국 상장사가 해외에서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가 사실상 시장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했다면 SEC는 이를 실질적 선택적 공시(selective disclosure)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해당 정보가 정정 공시로 뒤늦게 편입됐다는 점은 ‘동시에 공시하지 않았다’는 선택적 공시 위반 논점의 출발점이 된다”고 했다. 이어 “공시 내용과 시점, 표현 방식의 차이는 쿠팡이 각 시점마다 어떤 인식과 판단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정황 자료”라며 “향후 경영진의 ‘고의적 기망(Scienter)’ 여부를 다투는 단서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쿠팡은 이에 대해 “정정공시는 기존에 ‘정부와 협조를 했다’는 전제를 수정한 게 아니라 ‘범인’이 특정됐다는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공시”라고 설명했다.석지헌(cake@edaily.co.kr) [기사전문보기]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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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2
[인터뷰] 역대 최대 피싱 피해액…한민영 변호사 "범인과 연락 끊기보다 '단초' 남겨야"
[인터뷰] 역대 최대 피싱 피해액…한민영 변호사 "범인과 연락 끊기보다 '단초' 남겨야"
지난해 1월7월 피싱 범죄 피해액 7992억원 육박'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52%, 2030세대"주가 최근 호황기, 투자리딩방 사기 범죄 부쩍 늘어나""청년에게 법률 교육 강화해 사회적 방어벽 높여야" 지난해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으로 대표되는 '피싱 범죄'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직 지난해 전체적인 범죄 피해액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미 경찰청이 지난해 1월7월 집계한 피싱 범죄 관련 피해액이 7992억원에 육박해 역대 가장 높았다.특히 노년층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사회에 진출했거나 첫 발을 디딜 예정인 2030세대의 범죄 피해가 극심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8월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하는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이 6753억원을 기록했는데 피해자의 52%는 2030세대였다.경찰은 지난해 9월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피싱 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단속에 들어간 상황이다. 데일리안은 지난달 26일 피싱 범죄 관련 사건을 다수 맡은 한민영 법무법인 대륜 최고총괄변호사에게 진화하는 범죄 수법과 이에 대한 법률적 대응 전략을 들어보았다."범죄 수법, 아주 교묘해져…딥페이크·AI 사용까지"한 변호사는 최근 범죄 수법에 대해 "예전 범죄 수법은 보이스피싱의 경우 말투도 어수룩하고 개그 소재로 쓰일 정도로 단순했다면 최근 범죄 수법은 사실 나조차도 무서울 정도로 교묘해지긴 했다"고 설명했다.특히 딥페이크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범죄 수법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이 피싱 범죄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됐다고 우려했다. 한 변호사는 "정말 디테일적으로 보면 딥페이크를 활용한 영상이나 음성은 분명 살짝 어색한 측면이 있긴 있다"면서도 "나이가 있거나 기술에 둔감한 분들의 경우 조금 어색하더라도 피싱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또한 한 변호사는 최근 주가 호황기를 맞아 스미싱(가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을 속여 악성앱을 다운로드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돈을 잃게 하는 범죄)을 통한 투자리딩방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한 변호사는 "텔레그램이나 문자로 정말 그냥 뜬금없이 ‘고수익 보장 투자리딩방’에 초대된다"며 "만약 속해 있는 방에 30명 정도 있으면 나 빼고 전부 다 바람잡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실제 투자 리딩 세력들이 가짜 사이트를 만드는데 일반인들은 가짜 사이트에 숫자로 뜨는 것이 내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며 "리딩 세력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수익금은 피해자에게 주는데 이후 피해자들이 더 큰 돈을 넣게 되고 세력들은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현혹하고 그때서야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인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한 변호사는 피싱 범죄 피해자들을 향해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이후에는 전문적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윗선을 추적할 수 있는 단초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범죄 수법이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들었다."예전 범죄 수법은 보이스피싱의 경우 말투도 어수룩하고 개그 소재로 쓰일 정도로 단순했다면 최근 범죄 수법은 사실 나 조차도 무서울 정도로 교묘해지긴 했다. 이제는 딥페이크나 딥보이스 등 AI 기술까지 적용을 하는데 예를 들어 딥페이크 기술을 써서 마치 진짜 가족인 것처럼 행세를 하니깐 아무리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도 그 순간에 당황하게 되면 피싱 범죄인 줄 모르고 속는 경우가 많다. 정말 디테일적으로 보면 딥페이크를 활용한 영상이나 음성은 분명 살짝 어색한 측면이 있긴 있다. 하지만 나이가 있거나 기술에 둔감한 분들의 경우 조금 어색하더라도 피싱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최근 새롭게 발생하거나 눈여겨보고 있는 유형의 피싱 범죄는 어떤 것이 있는가?"주가가 최근에 호황기에 접어든 만큼 투자리딩방 사기 범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스미싱' 범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텔레그램이나 문자를 통해 그냥 뜬금없이 '고수익 보장 투자리딩방'에 초대되는데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속해 있는 방에 30명 정도 있으면 나 빼고는 이제 다 바람잡이라고 보면 된다. 그곳에서 바람잡이들은 '나도 수익 급등났다'고 하면 피해자들은 실제 사이트에 접속해서 투자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런데 나름 머리를 쓴 것이 실제 투자 리딩 세력들이 가짜 사이트를 만드는데 일반인들은 가짜 사이트에 숫자로 뜨는 것이 내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리딩 세력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수익금은 피해자에게 주는데 이후 피해자들이 더 큰 돈을 넣게 되고 세력들은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현혹한다. 예를 들어 세력들은 피해자들에게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한다' '금융당국에서 체크하고 있어서 추가로 돈을 넣거나 빼는 작업을 해야 한다' 등의 온갖 미사어구로 거래를 요구하거나 'A라는 방식을 얘기해 줬는데 왜 B라는 방식으로 했냐'는 생트집을 잡으면서 계속 이제 피해금을 요구를 한다. 그러나 돌려받아야 하는 수익금은 못 받게 되고 그때서야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인지하게 되고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최근에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이 활개치고 있다. 이들의 구체적인 수법은 어떻게 되는건가?“이 세력들은 처음부터 돈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SNS 등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이 부분은 매일 안부를 물을 사람도 별로 없는 경우가 더러 있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의지하도록 만들고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이제 돈 이야기를 하는데 크게 두 가지의 경우 나뉜다. 첫 번째의 경우는 방금 언급했던 투자 리딩방 수법과 유사하게 흘러간다. 예를 들어 '통관이 세금 때문에 묶였는데 얼마를 주면 해결이 된다고 하더라'고 하면서 만약 피해자가 돈을 건네주면 '더 보내줘야 한다'며 계속 늘어지고 피해자들이 더 이상 안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 피해금을 편취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또 다른 경우로는 범죄 세력이 '내가 잘 알고 있는 투자 잘 되는 곳이 있다'며 투자 리딩방으로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최근에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피싱을 유도하는 문자나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피싱 세력들의 범죄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이 사회적 이슈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문자메시지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한번 점검해봐라' 등의 뜬금없는 내용을 보내는데 최근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번호가 010으로 시작해 일반인들도 의심 없이 클릭을 해보게 된다. 그럴 경우 그 핸드폰은 시쳇말로 좀비폰이 되는 것이다."-피싱 범죄를 당하게 되면 대응 방법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설명해달라."가장 먼저 경찰에 바로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는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 정지를 바로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적극적인 법률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피싱 범죄를 당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서 피싱 조직과 연락을 무조건 끊거나 아니면 증거를 지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보다도 오히려 피싱 전문 변호사와 조언을 받아서 범인과 연락을 지속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수사 기관에 덜미가 잡힐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적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윗선을 추적할 수 있는 단초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최근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청년층이 피싱 범죄를 당하거나 연루되는 경우가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어떻게 보고 있고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지 말해달라."청년층은 디지털 기기에 능숙해 피싱에 안전할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그 능숙함과 취업난이라는 절박함이 피싱 조직의 표적이 된다. 최근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속아 투자 리딩방 피해자가 되기도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고액 알바(아르바이트)'라는 미끼에 낚여 자신도 모르게 현금 수거책 등으로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이다. 사회 경험이 적다 보니 단순한 업무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실형을 살게 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유 없는 고수익은 없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와 플랫폼 차원에서도 불법 구인 광고를 철저히 차단하고,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범죄 연루 위험성을 알리는 법률 교육을 강화해 사회적 방어벽을 높여야 한다. '나에게 이런 행운이'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기사전문보기] [인터뷰] 역대 최대 피싱 피해액…한민영 변호사 "범인과 연락 끊기보다 '단초' 남겨야" (바로가기)
데일리안
2026-01-02
[인터뷰] 역대 최대 피싱 피해액…한민영 변호사 "범인과 연락 끊기보다 '단초' 남겨야"
[인터뷰] 역대 최대 피싱 피해액…한민영 변호사 "범인과 연락 끊기보다 '단초' 남겨야"
지난해 1월7월 피싱 범죄 피해액 7992억원 육박'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52%, 2030세대"주가 최근 호황기, 투자리딩방 사기 범죄 부쩍 늘어나""청년에게 법률 교육 강화해 사회적 방어벽 높여야" 지난해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으로 대표되는 '피싱 범죄'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직 지난해 전체적인 범죄 피해액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미 경찰청이 지난해 1월7월 집계한 피싱 범죄 관련 피해액이 7992억원에 육박해 역대 가장 높았다.특히 노년층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사회에 진출했거나 첫 발을 디딜 예정인 2030세대의 범죄 피해가 극심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8월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하는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이 6753억원을 기록했는데 피해자의 52%는 2030세대였다.경찰은 지난해 9월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피싱 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단속에 들어간 상황이다. 데일리안은 지난달 26일 피싱 범죄 관련 사건을 다수 맡은 한민영 법무법인 대륜 최고총괄변호사에게 진화하는 범죄 수법과 이에 대한 법률적 대응 전략을 들어보았다."범죄 수법, 아주 교묘해져…딥페이크·AI 사용까지"한 변호사는 최근 범죄 수법에 대해 "예전 범죄 수법은 보이스피싱의 경우 말투도 어수룩하고 개그 소재로 쓰일 정도로 단순했다면 최근 범죄 수법은 사실 나조차도 무서울 정도로 교묘해지긴 했다"고 설명했다.특히 딥페이크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범죄 수법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이 피싱 범죄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됐다고 우려했다. 한 변호사는 "정말 디테일적으로 보면 딥페이크를 활용한 영상이나 음성은 분명 살짝 어색한 측면이 있긴 있다"면서도 "나이가 있거나 기술에 둔감한 분들의 경우 조금 어색하더라도 피싱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또한 한 변호사는 최근 주가 호황기를 맞아 스미싱(가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을 속여 악성앱을 다운로드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돈을 잃게 하는 범죄)을 통한 투자리딩방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한 변호사는 "텔레그램이나 문자로 정말 그냥 뜬금없이 ‘고수익 보장 투자리딩방’에 초대된다"며 "만약 속해 있는 방에 30명 정도 있으면 나 빼고 전부 다 바람잡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실제 투자 리딩 세력들이 가짜 사이트를 만드는데 일반인들은 가짜 사이트에 숫자로 뜨는 것이 내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며 "리딩 세력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수익금은 피해자에게 주는데 이후 피해자들이 더 큰 돈을 넣게 되고 세력들은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현혹하고 그때서야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인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한 변호사는 피싱 범죄 피해자들을 향해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이후에는 전문적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윗선을 추적할 수 있는 단초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범죄 수법이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들었다."예전 범죄 수법은 보이스피싱의 경우 말투도 어수룩하고 개그 소재로 쓰일 정도로 단순했다면 최근 범죄 수법은 사실 나 조차도 무서울 정도로 교묘해지긴 했다. 이제는 딥페이크나 딥보이스 등 AI 기술까지 적용을 하는데 예를 들어 딥페이크 기술을 써서 마치 진짜 가족인 것처럼 행세를 하니깐 아무리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도 그 순간에 당황하게 되면 피싱 범죄인 줄 모르고 속는 경우가 많다. 정말 디테일적으로 보면 딥페이크를 활용한 영상이나 음성은 분명 살짝 어색한 측면이 있긴 있다. 하지만 나이가 있거나 기술에 둔감한 분들의 경우 조금 어색하더라도 피싱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최근 새롭게 발생하거나 눈여겨보고 있는 유형의 피싱 범죄는 어떤 것이 있는가?"주가가 최근에 호황기에 접어든 만큼 투자리딩방 사기 범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스미싱' 범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텔레그램이나 문자를 통해 그냥 뜬금없이 '고수익 보장 투자리딩방'에 초대되는데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속해 있는 방에 30명 정도 있으면 나 빼고는 이제 다 바람잡이라고 보면 된다. 그곳에서 바람잡이들은 '나도 수익 급등났다'고 하면 피해자들은 실제 사이트에 접속해서 투자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런데 나름 머리를 쓴 것이 실제 투자 리딩 세력들이 가짜 사이트를 만드는데 일반인들은 가짜 사이트에 숫자로 뜨는 것이 내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리딩 세력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수익금은 피해자에게 주는데 이후 피해자들이 더 큰 돈을 넣게 되고 세력들은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현혹한다. 예를 들어 세력들은 피해자들에게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한다' '금융당국에서 체크하고 있어서 추가로 돈을 넣거나 빼는 작업을 해야 한다' 등의 온갖 미사어구로 거래를 요구하거나 'A라는 방식을 얘기해 줬는데 왜 B라는 방식으로 했냐'는 생트집을 잡으면서 계속 이제 피해금을 요구를 한다. 그러나 돌려받아야 하는 수익금은 못 받게 되고 그때서야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인지하게 되고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최근에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이 활개치고 있다. 이들의 구체적인 수법은 어떻게 되는건가?“이 세력들은 처음부터 돈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SNS 등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이 부분은 매일 안부를 물을 사람도 별로 없는 경우가 더러 있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의지하도록 만들고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이제 돈 이야기를 하는데 크게 두 가지의 경우 나뉜다. 첫 번째의 경우는 방금 언급했던 투자 리딩방 수법과 유사하게 흘러간다. 예를 들어 '통관이 세금 때문에 묶였는데 얼마를 주면 해결이 된다고 하더라'고 하면서 만약 피해자가 돈을 건네주면 '더 보내줘야 한다'며 계속 늘어지고 피해자들이 더 이상 안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 피해금을 편취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또 다른 경우로는 범죄 세력이 '내가 잘 알고 있는 투자 잘 되는 곳이 있다'며 투자 리딩방으로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최근에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피싱을 유도하는 문자나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피싱 세력들의 범죄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이 사회적 이슈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문자메시지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한번 점검해봐라' 등의 뜬금없는 내용을 보내는데 최근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번호가 010으로 시작해 일반인들도 의심 없이 클릭을 해보게 된다. 그럴 경우 그 핸드폰은 시쳇말로 좀비폰이 되는 것이다."-피싱 범죄를 당하게 되면 대응 방법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설명해달라."가장 먼저 경찰에 바로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는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 정지를 바로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적극적인 법률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피싱 범죄를 당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서 피싱 조직과 연락을 무조건 끊거나 아니면 증거를 지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보다도 오히려 피싱 전문 변호사와 조언을 받아서 범인과 연락을 지속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수사 기관에 덜미가 잡힐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적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윗선을 추적할 수 있는 단초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최근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청년층이 피싱 범죄를 당하거나 연루되는 경우가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어떻게 보고 있고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지 말해달라."청년층은 디지털 기기에 능숙해 피싱에 안전할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그 능숙함과 취업난이라는 절박함이 피싱 조직의 표적이 된다. 최근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속아 투자 리딩방 피해자가 되기도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고액 알바(아르바이트)'라는 미끼에 낚여 자신도 모르게 현금 수거책 등으로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이다. 사회 경험이 적다 보니 단순한 업무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실형을 살게 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유 없는 고수익은 없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와 플랫폼 차원에서도 불법 구인 광고를 철저히 차단하고,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범죄 연루 위험성을 알리는 법률 교육을 강화해 사회적 방어벽을 높여야 한다. '나에게 이런 행운이'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기사전문보기] [인터뷰] 역대 최대 피싱 피해액…한민영 변호사 "범인과 연락 끊기보다 '단초' 남겨야" (바로가기)
머니투데이
2025-12-31
'규제에서 문화로'…게임법 개정안, 기업이 챙겨야 할 리스크 관리
'규제에서 문화로'…게임법 개정안, 기업이 챙겨야 할 리스크 관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이하 게임법 개정안)을 두고 게임산업법의 변화를 바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2006년 법이 제정됐을 당시 게임을 '규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번 개정안은 게임을 창작물로 인정하고 '문화와 진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제도가 급변하는 과도기는 기업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의 타 법령과의 충돌이나 해석의 모호함이 여전히 법적 공백이나 리스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은 자율등급분류 확대와 청소년보호법 사이의 충돌이다. 개정안은 민간 자율등급분류의 범위를 청소년이용불가 게임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현행 청소년보호법 제7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권한을 국가기관(청소년보호위원회)에 부여하고 있다. 기업이 개정된 게임법에 따라 자체 등급분류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더라도 사후적으로는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나 등급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되면 그 책임은 오롯이 기업이 떠안게 되는 이중 규제의 덫에 걸릴 수 있다.사행성 판단 기준의 변화도 유의해야 한다. 기존 게임법이 모든 게임을 통합해 규제했다면 개정안은 게임을 '디지털 게임'과 '특정 장소형(아케이드) 게임'으로 분리해 규제 체계를 이원화했다. 사행성 우려가 높은 아케이드 게임은 엄격히 관리하되 디지털 게임은 상대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디지털게임이라 하더라도 고스톱·포커류와 같은 사행행위 모사 게임의 정의가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반 RPG나 캐주얼 게임이더라도 확률혈 아이템 연출이나 미니게임 방식이 도박을 모사한다고 판단될 경우 규제 대상인 '사행행위 모사 게임'으로 분류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디지털 게임에 적용되던 '경품 제공 금지' 조항이 삭제된 점 역시 기회인 동시에 함정이다. 개정안은 디지털 게임에 한해 경품 제공을 허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핵심은 환가성(현금화 가능성)이다. 지급된 경품이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현금으로 거래되는 순간, 이는 도박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은 법적 분쟁에 대비해 철저한 예방은 물론 고의 및 귀책이 없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치밀한 방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자율등급분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사내에 자체 등급분류 심의위원회 등을 상설화하고 그 논의 과정을 상세한 회의록으로 남겨야 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기준을 준용해 치열하게 검토했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기업의 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또한 사행성 이슈에 대비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확률 검증 리포트를 작성하고, 이를 서버 로그와 연동해 관리해야 한다. 특히 론칭 전 BM(수익모델) 구조에 대해 외부 로펌이나 전문기관으로부터 해당 시스템이 사행행위 모사 게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률 의견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이는 향후 기업이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음을 항변할 수 있는 강력한 방패가 된다.마지막으로 경품 환전 리스크를 막기 위해서는 약관에 금지 조항을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품으로 지급된 아이템을 계정에 귀속시켜 거래를 원천 차단하거나 사용처를 제한하는 등의 기술적 락인(Lock-in)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환전 시도 계정을 제재한 운영 조치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생산한다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행성 방조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법이 산업의 변화를 인정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규제의 울타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동시에 기업 스스로 책임져야 할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전략만큼이나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쳐줄 객관적인 데이터와 문서화된 입증 자료를 준비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규제 전환기를 맞이한 게입 업계의 가장 확실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팀 [기사전문보기] '규제에서 문화로'…게임법 개정안, 기업이 챙겨야 할 리스크 관리 (바로가기)
머니투데이
2025-12-31
'규제에서 문화로'…게임법 개정안, 기업이 챙겨야 할 리스크 관리
'규제에서 문화로'…게임법 개정안, 기업이 챙겨야 할 리스크 관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이하 게임법 개정안)을 두고 게임산업법의 변화를 바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2006년 법이 제정됐을 당시 게임을 '규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번 개정안은 게임을 창작물로 인정하고 '문화와 진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제도가 급변하는 과도기는 기업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의 타 법령과의 충돌이나 해석의 모호함이 여전히 법적 공백이나 리스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은 자율등급분류 확대와 청소년보호법 사이의 충돌이다. 개정안은 민간 자율등급분류의 범위를 청소년이용불가 게임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현행 청소년보호법 제7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권한을 국가기관(청소년보호위원회)에 부여하고 있다. 기업이 개정된 게임법에 따라 자체 등급분류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더라도 사후적으로는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나 등급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되면 그 책임은 오롯이 기업이 떠안게 되는 이중 규제의 덫에 걸릴 수 있다.사행성 판단 기준의 변화도 유의해야 한다. 기존 게임법이 모든 게임을 통합해 규제했다면 개정안은 게임을 '디지털 게임'과 '특정 장소형(아케이드) 게임'으로 분리해 규제 체계를 이원화했다. 사행성 우려가 높은 아케이드 게임은 엄격히 관리하되 디지털 게임은 상대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디지털게임이라 하더라도 고스톱·포커류와 같은 사행행위 모사 게임의 정의가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반 RPG나 캐주얼 게임이더라도 확률혈 아이템 연출이나 미니게임 방식이 도박을 모사한다고 판단될 경우 규제 대상인 '사행행위 모사 게임'으로 분류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디지털 게임에 적용되던 '경품 제공 금지' 조항이 삭제된 점 역시 기회인 동시에 함정이다. 개정안은 디지털 게임에 한해 경품 제공을 허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핵심은 환가성(현금화 가능성)이다. 지급된 경품이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현금으로 거래되는 순간, 이는 도박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은 법적 분쟁에 대비해 철저한 예방은 물론 고의 및 귀책이 없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치밀한 방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자율등급분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사내에 자체 등급분류 심의위원회 등을 상설화하고 그 논의 과정을 상세한 회의록으로 남겨야 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기준을 준용해 치열하게 검토했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기업의 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또한 사행성 이슈에 대비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확률 검증 리포트를 작성하고, 이를 서버 로그와 연동해 관리해야 한다. 특히 론칭 전 BM(수익모델) 구조에 대해 외부 로펌이나 전문기관으로부터 해당 시스템이 사행행위 모사 게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률 의견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이는 향후 기업이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음을 항변할 수 있는 강력한 방패가 된다.마지막으로 경품 환전 리스크를 막기 위해서는 약관에 금지 조항을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품으로 지급된 아이템을 계정에 귀속시켜 거래를 원천 차단하거나 사용처를 제한하는 등의 기술적 락인(Lock-in)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환전 시도 계정을 제재한 운영 조치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생산한다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행성 방조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법이 산업의 변화를 인정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규제의 울타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동시에 기업 스스로 책임져야 할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전략만큼이나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쳐줄 객관적인 데이터와 문서화된 입증 자료를 준비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규제 전환기를 맞이한 게입 업계의 가장 확실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팀 [기사전문보기] '규제에서 문화로'…게임법 개정안, 기업이 챙겨야 할 리스크 관리 (바로가기)
KBC광주방송
2025-12-31
"부동산 투자로 수익 내줄게" 동료들 상대로 사기 친 40대 징역 17년
"부동산 투자로 수익 내줄게" 동료들 상대로 사기 친 40대 징역 17년
A씨, 동료들 상대로 투자금 편취…피해액 최소 100억여 원법원 "범행 규모 매우 크고 지능적…엄벌 불가피" 오랜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 100억여 원을 가로챈 4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지난달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A씨는 2019년부터 5년여 동안 "부동산 경매를 통해 수익을 내주겠다"며 B씨를 포함한 회사 동료 수십 명으로부터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A씨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약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아울러 A씨는 동료들의 신분증, 위임장, 재직증명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이용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허위의 부동산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전세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이 과정에서 A씨는 계약 시 가짜 임대인·임차인 역할을 대신할 인력까지 모집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법원은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재판부는 "명의를 도용당한 다수의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실행된 대출로 인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채무독촉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들과 금융기관들 사이에 대출계약의 유·무효를 두고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그러면서 재판부는 "범행 규모가 매우 크고, 범행 방법 역시 매우 대담하고 지능적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신종의 방법을 만들어내 범행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자력을 고려하면 피해회복의 가능성도 높지 않아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피해자 B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변관훈 변호사는 "A씨의 범행으로 금융질서가 크게 교란됐고, 피해자들이 각종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등 매우 큰 사회적·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특히 직장동료들의 선의를 악용해 범행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부동산투자 #사기40대 #100억편취 #사건사고 박석호(haitai2000@ikbc.co.kr) [기사전문보기] "부동산 투자로 수익 내줄게" 동료들 상대로 사기 친 40대 징역 17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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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1
"부동산 투자로 수익 내줄게" 동료들 상대로 사기 친 40대 징역 17년
"부동산 투자로 수익 내줄게" 동료들 상대로 사기 친 40대 징역 17년
A씨, 동료들 상대로 투자금 편취…피해액 최소 100억여 원법원 "범행 규모 매우 크고 지능적…엄벌 불가피" 오랜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 100억여 원을 가로챈 4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지난달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A씨는 2019년부터 5년여 동안 "부동산 경매를 통해 수익을 내주겠다"며 B씨를 포함한 회사 동료 수십 명으로부터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A씨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약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아울러 A씨는 동료들의 신분증, 위임장, 재직증명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이용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허위의 부동산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전세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이 과정에서 A씨는 계약 시 가짜 임대인·임차인 역할을 대신할 인력까지 모집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법원은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재판부는 "명의를 도용당한 다수의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실행된 대출로 인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채무독촉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들과 금융기관들 사이에 대출계약의 유·무효를 두고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그러면서 재판부는 "범행 규모가 매우 크고, 범행 방법 역시 매우 대담하고 지능적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신종의 방법을 만들어내 범행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자력을 고려하면 피해회복의 가능성도 높지 않아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피해자 B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변관훈 변호사는 "A씨의 범행으로 금융질서가 크게 교란됐고, 피해자들이 각종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등 매우 큰 사회적·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특히 직장동료들의 선의를 악용해 범행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부동산투자 #사기40대 #100억편취 #사건사고 박석호(haitai2000@ikbc.co.kr) [기사전문보기] "부동산 투자로 수익 내줄게" 동료들 상대로 사기 친 40대 징역 17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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