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1
!['팔면 양도, 소각하면 의제배당'…가족법인 자기주식 세무 리스크 [칼럼]](/_next/image?url=https%3A%2F%2Fd1tgonli21s4df.cloudfront.net%2Fupload%2Fboard%2Fbroadcast%2F20261001070429935.webp&w=3840&q=100)
가족법인에서는 특정주주 지분을 정리하거나, 회사에 축적된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수단으로 자기주식 거래가 활용된다. 그러나 회사가 내 주식을 사갔다는 사실만으로 세금의 종류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 주주가 비상장주식을 회사에 매도한 거래가 통상적인 주식 양도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반면 그 거래가 실질적으로 주식소각이나 자본환급 절차의 일환이라면,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3호 및 제2항 제1호에 따라 주주가 받은 금전 등의 가액 중 해당 주식의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의제배당으로 과세된다.
또한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하면서 발생하는 손익은 이와 별도로 법인세법에 따라 처리된다.
의제배당을 받는 주주가 국내 거주 개인이라면 원칙적으로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15.4%가 원천징수 되며, 해당 의제배당을 포함한 연간 금융소득이 종합과세 기준금액인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돼 최종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주식 양도와 소각·자본환급의 경계가 계약서 한 장이나 나중의 소각 여부만으로 명확히 갈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럼 이런 질문이 남는다.'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결국 소각했다면 처음 주식을 판 주주는 양도소득세를 낸 사람일까, 처음부터 배당소득세를 냈어야 할 사람일까.
이와 관련 대법원은 당사자의 의사, 계약 체결의 경위, 대금의 결정방법, 거래의 경과 등 거래의 전체 과정을 실질적으로 살펴 주식양도인지 의제배당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6두49525 판결).
이러한 판단 기준에 따르면,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소득이라 단정할 수 없고, 나중에 소각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제배당 여부가 곧바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자기주식을 취득한 목적과 소각에 이른 경위를 거래 전체의 맥락에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법원은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자기주식이 나중에 소각되었음에도 당초 주식거래에 대한 의제배당 과세를 부정한 사례가 있다.
법원은 외부투자 유치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기존 투자자의 투자 철회와 새로운 투자자의 요구로 소각에 이른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초 거래가 주식소각이나 자본환급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서울고등법원 2022. 2. 9. 선고 2021누45000 판결,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두37257 판결)
결국 취득 당시의 목적과 소각 계획의 유무, 주주의 소각 예측가능성, 이후 계획이 변경된 경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소득구분 다툼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가족법인에서는 여기에 증여세 문제가 하나 더 추가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9조의2(감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는 법인이 자본감소를 위해 주주 전원이 아닌 일부 주주의 주식만 소각하는 경우를 문제 삼는다.
시가보다 낮은 대가로 소각되면 소각한 주주의 특수관계인인 대주주가, 반대로 시가보다 높은 대가로 소각되면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소각 주주가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구조다.
이는 특정 주주만을 대상으로 한 '불균등 소각'은 주주 간 이익의 이전 여부와 시가 산정의 적정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가족·친인척 주주가 뒤섞여 있는 가족법인일수록 여러 사정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나아가 일부 가족법인에서는 가지급금 정리나 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검토하기도 한다.
다만 자기주식 취득·소각 자체가 가지급금을 자동으로 소멸시켜 주지는 않으므로, 실제 자금의 이동과 회계처리, 주주와 법인 사이의 채권·채무 상계 계약 등 관련 증빙을 갖추어 사실관계를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법인세법상 자기주식 소각으로 발생하는 손익(감자차손익) 역시 익금이나 손금으로 산입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향후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검토하는 가족법인이라면 거래 전에 다섯 가지를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단순한 지분정리인지, 가업승계인지, 자금환원인지 취득 목적, 경제적 실질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취득 당시 소각까지 예정했던 것인지, 이후의 소각의 경위가 계약·결의·자금흐름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소각가격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평가액과 실제 거래가격과 비교해 적정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넷째, 특정 주주만을 대상으로 한 소각이라면 특수관계인 간 이익 이전과 증여세 문제를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증여·매각·소각이 짧은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어진다면,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거래 전체가 하나의 조세회피 목적을 위한 거래로 묶여 부인될 위험은 없는지도 검토돼야 한다.
결국 가족법인의 자기주식 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형식'을 택했는가만이 아니다.
왜 그 거래를 했는지, 가격은 어떻게 정했는지, 주주 간 이익의 이전은 없었는지, 그리고 각각의 거래가 독립적인 경제적 목적을 갖고 있었는지, 각 단계별 당사자의 실제 역할은 무엇인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이 지분과 자금의 구조를 바꾸는 거래인 만큼, 예상되는 절세효과와 함께 관련 법령의 요건과 실제 경제적 효과를 따져야 하고, 일련의 거래가 끝난 뒤의 세무분쟁을 줄이기 위해 거래 설계 단계부터 법률∙세무 검토와 증빙자료 확보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조세일보 / 법무법인 대륜 오상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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