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1

현금 수거·전달 업무 맡았으나 “정상 채권추심 업무로 믿었다” 주장
재판부 “범행 인식했다는 증거 부족…합리적 의심 배제 어려워”
구직 사이트를 통해 취업 제안을 받고 현금 수거 업무를 했다가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몰린 3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4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린 뒤 신용업체 관계자로부터 “채무자들이 상환하는 현금을 받아 전달하면 건당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약 1억7천 여 만 원을 전달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가명을 사용하며 피해자들에게 기존 대출 상환, 정부지원 대환대출, 카드사고 예방 등의 명목으로 현금을 받은 뒤 이를 조직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판단했다.
A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정상적인 대출 관련 외근 업무로 인식했을 뿐, 전화금융사기 범행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업자등록번호와 회사 주소가 기재돼 있었으며, 일반 회사처럼 운영돼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금을 수거·전달한 사실만으로 곧바로 보이스피싱 범행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모 또는 방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해외 거주 후 귀국해 국내에서의 사회 경험이 많지 않았고, 구직사이트를 통한 채용 제안과 회사 명의 안내, 체계적인 업무 보고 방식 등에 비춰 실제 업체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며 “수당 지급 방식이나 업무 형태만으로 범죄임을 즉시 알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장현지 변호사는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조직의 범행 구조를 알고 역할을 나누며 범죄 의사를 함께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의뢰인이 정상적인 채권추심 업무로 믿고 지시에 따라 움직인 사안이어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기방조 역시 정범의 범행을 인식한 채 이를 돕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나, 의뢰인에게는 그런 고의가 없었다”며 “채용 경위와 업무 방식, 생활환경 등 제반 사정을 소명한 결과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whyjay@sportsseoul.com
신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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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사이트 지원했다가 보이스피싱 가담 혐의…法 무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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